작년부터 주말이면 남편과 맨발 걷기를 한다.
약 15년 전 건강독서모임에서 주말마다 관악산 등산을 했는데, 그때 일정 구간을 맨발로 올라간 경험이 있다. 그때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대놓고 한 마디씩 하곤 했다. 맨발로 걷다가 다치면 파상풍에 걸린다는 것이 주된 주제였다.
하지만 이제는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작년에 신문과 방송에 맨발 걷기의 효능에 대해 보도한 것이 큰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실제로 맨발걷기 운동본부라는 카페까지 생겨 전국 각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아차산을 맨발 걷기 장소로 선택한 것은 '가까움'이 가장 크다. 무엇이든 꾸준히 하려면 가까워야 한다. 아차산은 우리 집 뒤에 있어 진입로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다. 주말에도 새벽요가를 하기 때문에 요가 끝나고 바로 가기도 하고, 점심 후에 가기도 한다.
아차산에도 황토길을 많이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나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길보다 자연적인 산길이 좋다. 가공식품보다 자연식품이 좋은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해야 하나?
산길 신선한 공기와 함께 걸을 수 있어 좋고, 흙마다 다른 감촉과 자연스럽게 놓여 있는 돌과 나무들이 좋다.
모든 산이 맨발 걷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다. 바위가 너무 많거나, 뾰족한 돌들이 많은 산길도 있다. 아차산도 모든 길이 맨발 걷기에 적합하지는 않다. 맨발 걷기에 적합한 코스를 작년 봄과 여름에 거쳐 찾아낸 것이다. 신발을 두고 다녀서 잘 못 들어선 곳에서는 정말 가시밭길 같은 곳도 있어서 애를 먹은 적도 있다. 그렇게 찾아낸 것이 나만의 아차산 맨발 걷기 성지이다. 맨발 걷기 성지 3대 산이라고 하는 금대산과 계족산도 가보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차산이 제일 훌륭하다.
이 코스는 전체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많이 안다녀서 좋은 길이다. 여름 새벽에 오면 바람에 흔들리난 나뭇잎 소리가 새소리와 어우러져 너무 상쾌하다. 더운 여름날에 산의 땅은 시원하다. 마치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마시는 기분이랄까?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누가 보면 내가 어디 아픈 줄 안다. 맨발 걷기 하는 사람 중에 아픈 사람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아프지 않기 위해 맨발로 걷는다. 지금 이 건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선택한 것이 요가와 맨발 걷기이다. 남편은 맨발 걷기를 하고 다리에 부종 같은 것이 사라졌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다리가 뻣뻣해서 주물러 줬어야 하는데 이제는 그런 것이 없다고 한다. 또 등산을 하거나 러닝을 할 때 무릎이 아팠었는데 맨발 걷기를 한 이후 그것도 사라졌다고 한다.
아차산에서 맨발 걷기를 6개월째 하고 계신다는 어떤 한 남자분은 먹던 약 20개를 끊을 수 있을 정도로 몸이 좋아졌다고 한다. 90세의 한 할아버지는 30년 동안 맨발 걷기를 하니, 병원 갈 일이 없다고 하셨다.
맨발 걷기를 하고, 거울을 볼 일이 있었는데 눈자위가 너무 하얘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내 눈이 이렇게 맑았었나?
맑은 눈과 마음, 정신을 위해 맨발 걷기 화이팅!